서울견문록8 하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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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에서 교육을 받고 있던 인연들과 모처럼 주말을 이용해 자전거 타기에 나섰다. 행주산성을 거쳐 점심은 그 유명하다는 원조국수집에서 먹었다. 맛은 모르겠고 엄청나게 많은 양이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던 점심이었다. 시간이 남아 하늘공원으로 자전거의 방향을 틀었다. 오르막을 오르기 전 자전거 공원에서 바라다보이는 한강의 윤슬이 지나온 시간을 되새겨보게 만들었다. 


강물처럼 나도 어쨌든 어디론가 흘러가겠지. 


이 한강의 풍경과 이후 올라갈 하늘공원이 이번 서울행의 마지막 볼거리일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쉬움 반 홀가분 반이다. 처음 마음이야 오랜만에 상경했으니 느긋하게 이곳 저곳 들르고 싶은 곳도 많았지만 빡빡한 교육일정에 숙소에 들어가면 피곤해서 드러눕기에 바빴던 나날이었다. 막상 교육이 끝나니 그저 빨리 집에 가서 익숙한 내 방안에서 쉬고 싶었다. 이제 나도 집이 주는 편안함이 그리울 나이가 된 것이었다.


교육은 아무리 받아도 미진한 것. 어떻게 보면 어떤 일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최소한의 자격이나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는 일일 것이다. 그 나머지는 내가 헤쳐나가면서 익혀야 할 일. 


잡생각을 멈추고 시선을 하늘공원쪽으로 돌렸다.



부자연스럽고 뜬금없는 선이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거기가 하늘공원이란다. 거대도시 서울의 모든 잡동사니 허섭쓰레기들이 쌓여서 악취를 풍기고 있던 곳이었단다.


지금이야 쓰레기를 분리수거도 하고 소각과 매립을 나누어서 한다지만 이 쓰레기의 큰 산이 이뤄질 적에는 그저 파뭍고 쌓기에 바빴던 시절이었다. 저렇게 쌓이기만 하면 어쩌나 하던 곳이 공원이 되었다니…… 사람들은 이곳에는 풀한포기도 자라지 못할 거라 입방아를 찧어댔다. 그러던 곳이 이렇게 변했다.


자연의 힘은 도대체 어느정도까지일지 가늠 조차 쉽게 안된다.



동생뻘 되는 아이가 말했다.


- 형님, 저기 맞은 편 아파트는 아직까지 이곳 때문에 아파트값이 잘 안오른대요.


하긴 이렇게 대규모로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면 아무리 큰 강을 끼고 있더라도 맞은편까지 영향이 없을 수 있었겠나 싶었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나무 데크에 나란히 서서 우리는 기념사진을 찍었다.


우리들의 미래가 이곳처럼 훗날 더 나아진 모습이었으면, 하고 나는 바랐다. 그리고 여전히 친해지지 않는 서울에 작별을 고했다. 


서울, 안녕.




억새가 한창인 하늘공원


매립지 내부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에너지로 사용된다고 한다.


지대가 높은 곳이라 전망대에서 바라다보이는 한강의 풍경이 아름답다.